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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정/ 먼지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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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23 04:22 조회2,89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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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벌레

신혜정 

 

따갑다고 말을 할까 뜨겁다고 말을 할까

이런 지독한 가뭄은 처음이야

 

입 안에 털어 넣은 가루약

미숫가루처럼 수수수 떨어지는

풍경, 풍경, 풍경

 

나는 어제 잊어버린 기억

잃어버린 기억이 어디에 쌓이는 줄 아니?

 

기억을 말리는 강렬한 볕

산 채로 날아가는

 

기억엔 언제나 습기가 가득하지

그래서 잃어버린 기억은 구름으로 뭉게뭉게

뭉개지는 법을 터득하고

 

그리고 1년이 흘렀다

그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아 아무래도

풍경에서 잘린 한 조각

나는 1년 전 잊어버린 기억

 

그것을 둔중하다고 해야 할까 짓누른다고 해야 할까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칠수록

수수수, 일어나는 이런

지독한 기억은 처음이야

 

발밑에 쌓인 햇살, 강렬하게

날리는 오후

 

 

 

​              신혜정 

 

약력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라면의 정치학

산문집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 『흐드러지다

번역 시크한 그녀들의 사진 촬영 테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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