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도서관/신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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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5-13 12:04 조회4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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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명옥 시인의 시 안에서 삶이라는 것이 단선적 사건들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채 흘러가는 것이고, 서정시가 자기 충실성을 벗어나타자들의 구체적 삶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장되는 것임을 경험하게 된다.
―유성호 문학평론가
https://cafe.daum.net/bookparan2015/Ze1Q/178
팔월의 도서관
신명옥
파란시선 0177∣2026년 4월 25일 발간∣정가 12,000원∣B6(128×208㎜)∣128쪽
ISBN 979-11-94799-30-6 03810∣(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신간 소개]
미루나무 꼭지에서 쏟아지는 이 빛의 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
[팔월의 도서관]은 신명옥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으로, 「트램펄린」 「색채론」 「팔월의 도서관」 등 55편이 실려 있다.
신명옥 시인은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나 강릉에서 자랐고, 강릉교육대학교와 상명여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2006년 [현대시]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해저 스크린] [팔월의 도서관]을 썼다.
우리는 신명옥의 시를 통해 그동안 대립적으로 인식되어 온 여러 개념이나 생각들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선형적 도식이 소멸하면서 다양한 수평적 타자들이 어울려 웅성거리는 소리를 그 안에서 듣게 된다. 그의 시가 삶과 죽음, 빛과 어둠, 생성과 소멸, 진화와 퇴화 같은 것들이 분절적 개념이 아니라 한 몸으로 묶여 있는 양면적 운동임을 알게 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그의 시 안에서 삶이라는 것이 단선적 사건들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채 흘러가는 것이고, 서정시가 자기 충실성을 벗어나 타자들의 구체적 삶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장되는 것임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그의 시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아름다운 형상으로 보여 주면서, 그것을 가장 완결성 있고 개성적인 형식으로 담아낸 세계였다고 할 수 있다. (이상 유성호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추천사]
신명옥 시인은 빛의 환상곡을 기록한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 떠도는 “빛의 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팔월의 도서관]에 전시될 책을 쓴다(「판타지아」). 시인은 빛과 함께 거주하면서 빛의 내면을 파고든다. 이 시집에서 빛은 대상을 다르게 보이도록 만들지만 동시에 화자의 존재를 변이한다. “나뭇잎 틈으로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가장 나이고 싶은 모습을 찾아”(「판타지아」) 모험을 떠나는 화자는 “물억새 틈에 핀 개양귀비 붉은빛에 놀라” 물길을 헤엄치는 존재가 된다(「참숭어들」). 시인은 빛이 그려 내는 풍경의 면면을 단숨에 의미화시키지 않고 오래도록 바라본다. 현실이라는 고통이 꿈속으로 흘러갈 때까지 삶을 견디는 태도를 보인다. 풍경에 가닿은 빛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으로 전환된다. 시인은 그 순간을 언어로 받아 적는다. 빛을 베어 물고 삶을 통과하는 시인의 자세는 사랑의 모습과 닮았다. 시인은 “모든 곳을 보는, 모든 것을 아는, 그래서 침묵하는, 나는 저 빛에 공명하는 바람”이라 명명한다(「춤추는 우주」). 빛과 침묵 사이에서 공명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랑이다. 사랑은 빛의 속도처럼 빨라서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풍경에 묻은 빛은 색을 바꿔 가며 영원히 존재한다. 빛은 사랑처럼 존재의 곁에서 끊임없이 반사된다. 시인은 “세계가 빛깔을 잃고 황량할 때 부드러운 기억”을 언어로 재현한다(「빛과 그늘의 대화」). 이 시집은 어두워지는 우리의 삶에 언어로 빚은 빛을 제시한다. 삶의 가로등이 점멸하는 시간, 이제 우리가 촛불을 들고 [팔월의 도서관]에 들어갈 차례이다. “모호해서 넘긴 페이지 속으로 새벽을 깨우는 빛의 폭포와 윙윙거리는 한낮”으로 들어갈 시간이다(「숲속의 독서와 음악」). 빛이 도달하지 못한 씨앗이 있듯이 아직 읽지 못한 페이지가 있다는 것은, “능소화 핀 돌담”을(「팔월의 도서관」)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가능성인가. 시인은 “나는 아직 해님의 빛을 담아야 할 빈칸이 많다”고 노래한다(「아직」). 빛의 시학으로 풀어낸 사랑의 세레나데가 여기 있다.
―정우신 시인
[시인의 말]
어둠을 건너온 별이 또렷해질 즈음
늦게야 찾아낸 고원의 이름
그곳으로 가기 위해 더듬이를 접는다
바랑에 어느 것을 넣을지 망설이는 동안
빈 가지에 눈이 쌓인다
[저자 소개]
신명옥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나 강릉에서 자랐다.
강릉교육대학교와 상명여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2006년 [현대시]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해저 스크린] [팔월의 도서관]을 썼다.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판타지아 – 11
트램펄린 – 12
색채론 – 14
스노보드 – 16
패러글라이더 – 18
참숭어들 – 20
악사와 만돌린 – 22
바람의 지느러미가 살랑거린다 – 24
버섯구름의 몽상 – 26
호모 비아토르 – 27
아지랑이 – 28
제2부
도마뱀 꼬리가 보이는 계곡 – 31
두 마리 도마뱀의 순례 – 32
숲속의 새를 사랑하는 일 – 34
항해자의 고백 – 36
오프라인과 온라인 – 38
숲속의 빈칸에는 알락하늘소 – 40
다람쥐의 도토리 진법 – 42
숲의 숨은 눈 찾기 – 43
숲속의 독서와 음악 – 44
루브르참나무 숲 – 46
춤추는 우주 – 47
제3부
코끼리를 매단 모빌 – 51
챙 깊은 모자 – 52
빛과 그늘의 대화 – 54
수정 구슬이 보여 주는 세계의 환상 – 56
밤하늘은 반짝이는 별들의 합집합 – 58
베가별은 얼마나 먼 곳에 있는가 – 60
호모 게이머 – 62
정오의 햇살을 붙잡고 천변으로 – 64
고양이와 함께 담장 위를 걷는다 – 65
멋진 착각도 멋진 꿈 – 66
은사시나무가 춤추는 쉼터 – 68
제4부
꽃의 임무는 피어 있는 것인가 씨앗을 남기는 것인가 – 73
가을, 나의 아틀란티스 – 74
한적한 보도에 어슬렁거리는 고양이 – 76
건널목이 보이지 않을 때 – 78
초승달 위를 걷다 – 80
개나리가 미치다 – 81
점프 점프, 턴 턴 턴 – 82
수박의 법문 – 84
진열장 안의 크리슈나 – 85
수수께끼 – 86
플라잉 보드 – 88
제5부
솔직해져도 될까요? – 91
향나무 옹이 속 제3의 눈 – 92
현자와 아이의 변증법 – 94
기억의 귀소성 – 96
비눗방울이 만드는 O의 유희 – 98
카페 봄날의 곰 – 100
고양이와의 대화 – 102
개나리방앗간 – 104
기억의 잎사귀들이 바스락거리는 마을 – 106
아직 – 108
팔월의 도서관 – 110
해설 유성호 인간 존재의 기원과 궁극으로서의 서정 – 112
[시집 속의 시 세 편]
트램펄린
바람이 햇살로 하프 줄을 튕긴다
물개구름 위로 뛰어오른 풍선은 누구의 맨발일까
새 악보를 펼치는 싱그러운 아침에게
오늘의 노래는 몇 박자입니까
오늘의 머플러는 무슨 색깔입니까
길 위의 돌멩이가 중얼거린다
하늘에 떠 있는 쿠션은 붙박이가 아니랍니다
날마다 돋는 깃털을 시간의 발자국이라 부르지요
정오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해바라기 고개가 기울어지면 건너편으로 자리를 바꾸는 그늘
담쟁이덩굴이 담장을 넘어가고 일과를 마친 그림자가 건물 뒤로 돌아간 뒤
저녁이 허공에서 빨갛게 익은 사과를 딴다
붉은 공작새가 긴 꼬리를 끌고 능선 너머로 날아가면
텅 빈 포구로 반짝이는 은어 떼가 몰려올 것이다
해거름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밀물이 들기 전 구름 아래 벗어 놓은 신발을 찾아야 한다 ■
색채론
나무의 감정이 서로 다른 빛깔이다
단풍나무 아래 쏟아진 베르테르 붉은 슬픔
은행나무 아래 쌓인 고흐의 노란 비탄
대왕참나무가 벗어 놓은 황제의 갈색 곤룡포
돌풍에 쓸려 바닥을 구르며
색계(色界)에서 무색계(無色界)로
존재에서 무로 이동하는 중
한 계절 저 그늘에서 땀 식혔으므로 휘몰아치는 바람의 운구에 가슴 졸이다
색(色)을 지우고 허공으로 돌아간 나무
눈꺼풀 내리고 안으로 귀를 접고 까마득한 백지를 건너는 시간
돌고 도는 생몰의 궤도에서 남은 이들은 또 내일을 향해 움직이고
발랄한 햇살 쏟아지면 오늘은 오늘의 감정으로 색깔 피워 내는 일이 이 수다스런 언덕의 풍경 ■
팔월의 도서관
이곳은 책들의 집, 소리는 반입 금지
종이 속 문장을 드나드는 눈들
페이지 넘기는 소리, 하품 소리, 볼펜 굴리는 소리, 신발 끄는 소리
유리창에 비치다
양버즘나무 푸른 잎사귀 속에 열린 열람실
가지 위에 걸려 있는 나
유체 이탈 영체처럼 여기에 있으면서 저기와 거기 편재하는 나
거센 바람과 폭우는 출입 금지
유리 동굴 안에서 넘긴 쪽수만큼 깊어진다 믿으며, 오늘보다 내일이 환해진다 여기며,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홀로그램 속에서, 유령처럼 앉아 있는 동안 환영처럼 사라지는 날들
구름에 걸린 벽시계가 울리다
빗줄기가 오른쪽 뺨에 걸린 살구나무 가지를 흔들다
우산 든 행인들이 책상과 나를 유유히 통과하다
내가 사용하지 못한 바깥의 날들
팔월이 몽땅 오토바이에 싣고 능소화 핀 돌담을 뚫고 빠르게 지나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