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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집 한 채/ 김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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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7-12-21 10:11 조회12,5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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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집 한 채

                     

길이 있다면어디 두천쯤에나 가서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

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거기서

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

눈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었네

저 비탈바다 온통 단풍 불 붙을 때

너와집 썩은 나무껍질에도 배어든

연기는 매워서

집이 없는 사람 거기서도 눈물 잣겠네

쪽문을 열면 더욱 쓸쓸해진 개옻 그늘과

문득 죽음과들풀처럼 버팅길 남은 가을과

길이 있다면시간 비껴

길 찾아가는 사람들 아무도 기억 못하는 두천

그런 산길에 접어들어

함께 불 붙는 몸으로 저 골짜기 가득

구름 연기 첩첩 채워넣고서

사무친 세간의 슬픔저버리지 못한

세월마저 허물어버린 뒤

주저앉을 듯 겨우겨우 서 있는 저기

너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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