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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떠나는 날 / 권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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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1-01 19:46 조회3,95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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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떠나는 날

 

 

 

펼쳐진 12월의 장르마다 사라진 밤을 기억한다

모르는 척 기다림이 굳어진 

어제의 질문이 들쑤셔온다

고개 숙인 것들은 축축했으며 나머지 붕 떠 있는 것들

그 겨울을 엿듣는다

 

벽 속의 시간은 얼마간 고인 것으로부터 멈춰져 있고

액자의 못이 휘어져 있다

어디를 가나 서른 해의 겨울이 흘러다닌다

뜨거운 물을 마실 때 입술을 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린 이빨이 충치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

갈라진 발톱을 보고야 알았다

 

고드름이 뚝 끊어지자, 창에서 떨어져나간 그림자들

남은 미련마저 덧씌운다

이 방을 벗어난다는 일은

이중창 바람과 외면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

방 안은 바깥과 싸워 이겼다 무게를 밀어냈으니까

은둔의 외벽은 단단할 것이며

나는 저 안개 같은 외투를 걸칠 것이다

 

손잡이 비틀고 나온 문에서 지문의 혼란스러움

온통 놓치지 않는 겨울만을 외우고 있을 뿐이다

햇살은 여전히 오므렸다 폈다 결별의 순위를 매긴다

어설픈 궁리는 지나간 구름을 더듬는다

나는 돌아오지 않는 새의 흔적을 읽으며

눈물을 지닌 이들의 코는 다 틀렸다고 중얼거려본다

 

 


 

권수찬

 

*약력: 2014년도 문학의 오늘로 등단   

*연락처: 010-6662-8179 

*이메일 주소: gso10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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