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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변주곡 / 권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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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01 12:21 조회5,6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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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변주곡    

 

                   권이화

​

    

수수께끼처럼 살다간 카론성 성주의 옷자락에 눈이 내린다

 

잉카제국의 마추픽추는 지금도 눈이 내리면 별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팬파이프를 불던 목신은 별들의 울음을 들으며 자란다는데

 

카론성 성주가 잠든 고성에는 눈이 내려도 별들의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목동의 휘파람을 들으며 자라던 양떼들은 깨지 않는다

 

바람이 눈을 털고 정원 옆으로 목장의 문을 열면

 

키 큰 향나무가 잠든 양들을 부르는 소리

돌이 된 새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소리

 

마추픽추에서는 아직도 별들이 눈 내리는 쪽으로 귀를 기울일 때

눈 속에서 양들이 오므린 입으로 풀을 뜯다가

목신의 팬파이프가 들리면 잠 밖으로 천천히 발을 내민다는데

 

누가 성주의 옷자락 위에 독한 잠의 꽃씨를 뿌렸을까

 

독을 품은 꽃들이 바람의 풀피리에 맞춰 성주의 묘지에 깊이 발을 내리고

잠 속까지 촘촘히 눈이 내리고

 

누가 잠 속으로 내려가 목동의 휘파람으로 님로드* 를 연주하는지

고성의 바깥에는 스스로 우는 양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곤 한다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 중 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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