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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과 모빌/유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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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11 13:12 조회3,060회

본문

어항과 모빌

 

유희선

 

 

 

보시니 참 좋았던 그 아득한 날들처럼

어항 앞을 떠나지 못하던 날들이 있었다.

 

일곱 마리의 물고기가 먼지처럼 일어나자

크고 단단한 놈들이 닥치는 대로 새끼를 잡아먹으며 씨를 말렸다.

 

새끼를 받아본 게 언제였을까?

문득, 어항 속의 물고기와 모빌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한다.

 

갔던 곳을 되돌아오고

왔던 곳에서 또 되돌아가고

 

만나를 받아먹던 그들의 끊임없는 불평불만처럼

조금도 새로울 것 없는 지루한 풍경

 

어항은 물고기들과 함께 늙어간다.

저 물고기들에게도 두려움이 남아 있을까.

 

렘브란트와 뭉크는 거실에 파묻혀 여전히 자화상을 그리고

나는 세례를 받고 사십 년이 흘러서야

처음 성서 통독을 결심했다.

 

판관기를 지나

사무엘기로 건너가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피비린내로 물들어 있다.

 

동쪽 끝에서 서쪽 끝으로,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끊임없이 배반하고 회귀하는 일생

 

보시기에 참 좋았던 그 날은 다시 올 수 있을까?

탄성을 지으며 물고기 하나하나에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던 날처럼

 

사방은 유리벽, 여러 개로 쪼개진 소리 없는 하늘에 매달려

물고기들은 여전히 모빌 흉내를 내고 있다.

 


 

  

유희선 시인

 

서울출생  

2006년 경남문학 신인상 등단 

2011년 시사사 등단 

시집 『하얀바다 

현재 창원 거주,

경남문인협회, 경남시인협회, 창원문인협회, 마산교구가 톨릭문인회 회원

동인 <가향>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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